(클루지) 인간 인지의 한계와 AI 시대

 

인간은 이성적 존재라 여겨지지만 실상 인지적 오류와 편향에 쉽게 노출된다. 우리는 불편하거나 반대되는 정보는 무시하고 자신의 신념과 부합하는 정보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 편향에 빠지기 쉽다. 특히 개인적 신념이나 종교 등 주관적 가치가 개입되면 이러한 경향성이 더욱 강화된다.

 

정보가 넘치는 디지털 시대에 이러한 인지적 한계는 더욱 문제가 된다. 인터넷에는 출처와 신뢰성이 불분명한 정보가 범람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조차 웹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사이트의 디자인과 같은 외형적 단서에만 주목할 뿐 정작 정보의 진위 여부는 간과하기 일쑤다.

 

앞으로 AI가 우리 일상에 깊이 관여하면서 이런 문제는 더욱 증폭될 수 있다. 챗GPT 같은 대화형 AI가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의사결정을 권유하면, 사람들은 AI의 판단을 무작정 신뢰할 위험이 있다. 인간 스스로 비판적 사고력이 부족한데다 AI 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궁극적으로 AI 산출물의 진위를 제대로 가려내기 어려워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AI 기술의 치명적 결함이라기보다는 인간 인지의 한계로 인한 부작용이다. 합리적 사고와 건전한 판단력을 갖추고 있다면 AI는 인간의 능력을 실제로 보완하고 증강시키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정보를 신속히 종합 분석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 있게 도와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보의 진위 여부를 걸러내는 필터링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건전한 AI 활용 여부는 인간의 인지적 성숙도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에 무비판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비판적 사고로 AI 산출물의 타당성을 스스로 검증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래야만 거짓 허위정보의 함정을 피하고 AI 기술의 진정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를 읽고 2024년 3월 23일.....

illustrate a human wearing an AI multimodal device which helps every task